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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주의 시

“김기연 시인과 만나는 시 세상”
어느날 문득 시 한편이 당신 곁으로 다가온다면 어떤 느낌 일까요? 눈으로 읽는 동안 마음이 대답하는 시, 잠깐 당신의 마음이 시 곁으로 갑니다.

저물녘 / 길상호
작성자김** 작성일2020.07.17 18:31
댓글0 조회수259
저물녘
-길상호(1973~)




노을 사이 잠깐 나타났다 사라지는 역

누군가는 떠나고
또 누군가는 남아 견뎌야 하는 시간

우리 앞엔 아주 짧은 햇빛이 놓여 있었네

바닥에 흩어진 빛들을 긁어모아
당신의 빈 주머니에 넣어주면서

어둠이 스며든 말은 부러 꺼내지 않았네

그저 날개를 쉬러 돌아가는 새들을 따라
먼 곳에 시선이 가닿았을 때

어디선가 바람이 한 줄 역 안으로 도착했네

당신은 서둘러 올라타느라
아프게 쓰던 이름을 떨어뜨리고

주워 전해줄 틈도 없이 역은 지워졌다네

이름에 묻은 흙을 털어내면서
돌아서야 했던 역, 당신의 저물녘





-『시인동네』 2020년 3월호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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